오늘 오전 있었던 일입니다. 어떤 중년 남자가 외투도 없이 가방 하나만 들고 불쑥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서울 마포로 가는데 택시가 오지 않으니 카카오 택시를 불러달라 하셨어요. 핸드폰도 급히 나오느라 가지고 오지 못했다고 부를 수 없는 상황이라 말했어요. 저는 선의로 카카오톡을 불러드렸어요. 5분 내로 택시는 도착했고 저는 직접 만나서 결제로 선택하고 기사님에게도 도착하면 직접 결제하실 거라고 말씀드렸었죠.
1시간 정도가 지났을까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기에 받았더니 카카오 택시 기사라 하더라고요. 왜 이런 사람 택시를 잡아줬냐고 저를 신고할 거라고 노발대발 화를 내시고 전화를 끊어버렸어요. 그때부터 뭐가 잘못됐음을 감지했죠.
황급히 카카오택시 고객센터로 전화했답니다. 모르는 사람 택시를 불러주고 직접결제를 한 상태인데 당사자가 택시비를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결제 금액을 내가 지불해야 하는 거냐 물었어요.
고객센터 담당자는 몇분이 흐른 뒤에 답변하길 저희 측에서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없습니다. 택시기사와 협의를 보셔야 합니다가 끝이었어요. 손이 떨리기 시작했어요. 아, 정말 내가 잘못했구나. 다시 택시 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상황은 조금 바뀌어있었어요. 경찰을 불렀고 경찰이 오고 그 사람은 어딘가에서 돈을 빌려 택시기사에게 주었다고 했습니다.
택시기사에게 정말 고의가 아님을 말씀드리고 카카오택시든 어디든 신고하지 말아 달라 했습니다. 다행히 제 진심 어린 사과에 택시기사님도 화가 누그러들고 이해해 주셨어요. 그리고 조심하시라고 함부로 불러서 태워 보내는 거 아니라고 하셨어요. 필요이상으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거든요.
모르는 사람이라도 내가 도울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해 돕고싶은 그런 마음이 항상 있거든요. 근데 오늘 부로 마음을 다잡게 됐어요. 올해 가장 소중한 배움을 손 떨리며 깨달았답니다. 필요이상으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는 대상은 아이, 악의가 없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 이미 자유의지가 있는 아이가 아닌 모두는 경계해야 한다. 도우려거든 신분을 확실히 하고 도와라. 진짜 뼈저리게 느꼈던 하루였어요.
카카오 티 택시를 비롯해서 대행의 역할이 가능한 모든 걸 사용하 실때 조심하셔야겠어요. 법으로 가면 저 사람과 내가 아무 관계없음을 제가 증명해야 하는데 증명할 방법이 하나도 없거든요. 증거를 남기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이런 앱의 대처도 아주 빈약하므로 내가 먼저 방어해야 합니다. 어플 회사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요. 무조건적인 도움만이 능사가 아님을 2024년 막바지에 배우게 됐습니다. 선의를 가진 자를 해하지 마세요.
아무에게나 친절할 필요 없다. 내가 아니어도 도와줄 만한 건 죄송하다 돌려보내고 나부터 챙기자. 내가 정작 도와달라 할 땐 아무도 안 도와준다. 명심 또 명심!!